가족에 대한 짧은 생각

지난 주말 둘째 오빠네 아이가 돌이어서 친정집에 다녀왔다.
큰오빠네 집에서 남편과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첫째 조카가 큰오빠에게 "아빠, 오늘은 누구랑 잘거야?" 하고 물어본다.
큰오빠는 "은총이랑 자야지~" 하고 대답한다.
이 풍경이 이해가 안 되서 "아니, 부부가 같이 잠을 자야지. 왜 따로따로 잠을 자~"
하고 말했다.
물론 큰오빠네가 사이가 안 좋아서 각방을 쓰는 것은 아니다. 부부 사이는 아~주~ 좋다.
아마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올케언니가 두 아이들을 재우느라 같이 잔 것 같다. 
큰오빠는 늦게 퇴근하니 아이들 깰까봐 작은 방에서 자던 것이 지금은 
큰아이는 큰오빠랑, 작은아이는 올케언니랑 이렇게 자느라 멀쩡한 부부가 생이별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 교육에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참으로 헌신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올케언니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
하지만 가족 내에 아빠와 아이, 엄마와 아이의 관계만 있고, 부부간의 관계가 없는 것이 참
안타까웠다.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며 안정감과 행복감을 갖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아이들 중심으로만 생활패턴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새 아빠의 자리는
뻥 뚫리고 만다. 일로 늘 바쁜 아빠와 아이들이 유대감을 잘 형성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돕는 것은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 앞에서 엄마가 아빠를, 아빠가 엄마를 존중
해주고 사랑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건강한 가족관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기르게 될 것이다. 

나는 내 아이들을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보다는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부부가 행복해야 한다.